Ries H100 나무 삼각대

2012.8.29: 1936년부터 사업을 시작한 Ries는 오랫동안 대형포맷 사진가들이 가장 선호하고 최고로 추천하는 나무(Hardrock Maple) 삼각대를 만들어 왔다. 그중에는 Ansel AdamsEdward Weston도 있다.

카본 파이버 삼각대를 너머서는 나무 삼각대만의 장점으로 진동 흡수, 낮은 열전도율을 꼽는다. 진동 흡수 관해서 외국의 어떤 사진가는 쇠종과 나무종의 진동 차이를 예로 들었는데, 내가 사용하는 또 다른 삼각대인 RRS의 TVC-33 카본 파이버 삼각대와 비교해서 나무가 더 나은 것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대신, 다리마다 맨 위에 –다른 삼각대에는 없는– 커다랗고 튼튼한 별모양 다리 잠금 돌리개가 있다. 이 별모양 돌리개로 다리를 개별적으로 단단히 잠가서 흔들림을 한층 억제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돌리개 3개에 4×5 시트 필름 홀더 가방, 필터 가방, 또는 옷을 걸어 놓을 수 있다.

확실히 낮은 열전도율은 영하 10도, 영상 35도의 날씨에도 쥐는 손에 고통을 주지 않는다. 실제로 올여름 뙤약볕에 오래 놔둔 카본 파이버 삼각대를 옮기려다 손이 델 뻔했다.(다리 덮개를 씌우는 건 싫고.) 흙먼지나 모래가 많은 곳, 물가에 설치했더라도, –다리 접합부를 해체할 필요없이– 나중에 깨끗한 물로 닦아 주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사후관리도 남다른 장점이다.

도보 여행용 제품(1단 기본 삼각대에 2개로 분리된 짧은 다리를 연결해 3단으로 바꾸는)을 제외하고 Ries 삼각대는 2단이다. 맨 끝단인 안쪽 다리의 한쪽은 고무, 다른 한쪽에는 스파이크가 달려 있으므로, 상황에 따라 간편하게 바꿔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2단이라서, 또한 2단 삼각대 중에서도 접은 길이가 아주 길다. 모델에 따라 89㎝ 또는 101㎝.(Ries H100에 Arca-Swiss C1 Cube 헤드를 부착하면 99.7㎝). 길어서 배낭에 매달기 어렵고, 나무라서 긁힘이나 충돌에 약하므로 반드시 따로 가방에 넣어서 휴대해야 한다.

또한, 가장 가벼운 편인, 그리고 4×5와 8×10 카메라를 올릴 수 있는 Ries H100(최대 하중 7.2㎏. Ries의 최대 하중 매김은 아주 보수적이다. J100과 H100은 크라운/꼭대기 원판 지름만 다를 뿐 다리는 같다.)조차 무게가 3.1㎏.(RRS TVC-33은 무게 1.9㎏, 최대 하중 23㎏) 여기에 Arca-Swiss C1 Cube 헤드를 부착하면 4㎏나 된다. 나는 이 무게에 익숙해(?) 있지만.. A와 J 시리즈 삼각대는 차량으로 근처까지 이동하고, 잠시 걸어서 현장에 도착하는 이동 방식에 적합하다.

어느 외국 사진가의 경험으로는, 20년 정도 사용했더니 다리가 휘어졌다고 하는데, 부분 교체(대체품 비용과 운송료를 지급해야 하지만)로 쉽게 수리할 수 있다. Ries 삼각대는 평생 보증을 내세운다.

Ries 나무 삼각대는 대형포맷 뷰 카메라와 아름답게 어울리고 즐거움을 준다. 그리고 함께 늙어간다.

2013.11.2: [서리가 내리면] 서리가 내리면 카본 삼각대는 다리가 축축해지지만 나무 삼각대는 그대로다. 하지만 H100조차 무게가 3.1㎏. 그래도 고전을 즐긴다는 생각으로 들고 다닌다.

2014.7.19: [잠금 돌리개에 생긴 붉은 녹] Ries H100 삼각대를 사용하지 2년이 됐는데, 언제부터인지 청동(bronze. 구리와 주석을 주성분으로 한 합금)으로 된 별모양 돌리개 뒷부분에 붉은 녹이 생겼다. 돌리개 뒷부분에 생긴 녹이라서 눈치채지 못했었다.

Ries에 메일로 문의했더니, 달구고 두드려 만든 손잡이에 생기는 정상적인 녹으로써, 청동 합금과 내 손에서 옮겨온 염분의 자연 반응으로 생긴다고 한다. 그리고 이 녹은 항상 접은 자국(crease)에서만 생긴단다. 어쨌든, 현 상태에서 더는 생겨나지는 않을 것이며, 일반 수세미로 문질러서 누그러뜨릴 수 있다고 한다.

2015.3.31: [시선을 부드럽게] 요즘 가서 찍는 곳은 공사 현장이 함께 있는데, 한 번은 업체 직원이 와서 무엇을 찍느냐고 물었다. 가벼운 시비라도 생길까 봐 저 멀리 있는 건물을 찍는다고 말했다. 알았다며 되돌아갔지만, 이런 장소에는 카본 파이버 삼각대 대신 나무 삼각대를 가져가면 –카메라에서부터 삼각대까지 모두 나무니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거나 측량기사 비슷하게 볼 수도 있으므로– 시선이 조금 부드러워질까? 생각했다. p.s. 키가 크고 카메라도 부피가 있으니까 내가 뭔가 수상하거나 상업적인 촬영을 하는 줄 알고 종종 경비원분들이 나만 제지한다.

2016.7.22: [나무 카메라에는 나무 삼각대] 1년 만에 Ries 삼각대를 들고 송도신도시 시내로 촬영 나갔다. 무겁기도 하지만, Really Right Stuff의 TVC-24L 삼각대처럼 배낭 옆구리에 달 수 없어서 한 손에 들고 다녀야 한다.(그래서 트레킹 폴을 포기해야 한다) 샤모니를 올려놓고 바라보니 나무 카메라에는 나무 삼각대가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왠지 느린 촬영을 하는 느낌이다. 좀 느긋해졌다. 나무가 주는 부드러움과 편안함 때문일까. 요즘 나는 서두르는 촬영을 하는 건 아닌지..

2015.9.16: [시선을 부드럽게 - 2] 그끄저께, 어제, 오늘, 송도신도시 촬영을 하면서 느꼈다. Ries H100 나무 삼각대에 나무 샤모니를 올려서 찍는 동안, 지나가며 쳐다보는 사람들의 표정이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운 것을. 호기심까지 보였다.

[+] 사진을 누르면 큰 사진을 볼 수 있다. 지난 9월 20일 촬영 때. iPhone 6s Plus의 4K 동영상에서.

2018.4.40: 며칠 전 Ries H100 나무 삼각대를 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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