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엽서

2007.10.28: 이틀 전 표 작가의 디지털 작업방에서 소개한 동갑내기 친구인 표 작가와 함께, 인천 자유공원, 차이나타운 그리고 월미도를 다녀왔다. 사진 찍자고 간 것이지만 그저 조용한 나들이였다. 자유공원에 갔을 때는 이곳저곳에 떨어진 낙엽들을 골라 가방에 넣었다. 나는 그렇지않아도 낙엽을 주어 엽서를 만들 생각이었다. 그리고 집에 와서는 겉에서 진짜 낙엽들이 보이는 엽서 봉투를 만들었다.

얼마 전 소개한 잉크젯 엽서 만들기의 자작 엽서 봉투를 사용하되, 겉 부분 중 두 군데를 삼각형 모양으로 오려냈다. 그리고 4×6 사진 보호용의 투명한 듀폰 폴리에스터 덮개(서류철 같은 모양의) 안에 낙엽들을 넣었다. 이 폴리에스터 덮개 안에서 낙엽들이 움직이거나 덮개 밖으로 쏟아져 나오지 않게, 테이프로 낙엽들을 고정하고 덮개의 3군데 가장자리를 봉합했다. 그런 다음, 낙엽들이 들어 있는 봉합된 폴리에스터 덮개는 엽서 봉투의 삼각형 구멍이 뚫린 속 면에 양면테이프로 고정했다. 그리고 그 위에 3M ATG700을 사용해 양면테이프를 바른 흰 종이를 덮어 깨끗하게 마무리했다.

완성된 엽서 봉투는 투명 폴리에스터 덮개를 통해 낙엽들이 보인다. 처음에는 단순히 낙엽들을 엽서 봉투 속에 넣어 두는 것을 생각했지만, 받는 이가 낙엽들의 처리를(딱딱해져서 쉽게 부서질 수 있는. 내가 만든 엽서 속의 낙엽들도 나중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곤란하게 여길지도 몰라 고안 끝에 이런 엽서로 만들었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와 도구로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가을 엽서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도 팔지 않는 진짜 가을 엽서다.

이 엽서에 넣을 사진은 낙엽을 줍는 날 촬영했던 것으로 결정했다. 이날 나는 Ricoh Caplio GX100을 휴대했지만 삼각대 없이 어두운 실내에서 촬영하기는 곤란했고 이 장면은 욕심이 생겼기에, GX100보다 안정적인 촬영을 할 수 있는 표 작가의 EOS 5D를 잠시 빌려 선 자세에서 호흡을 조절하며 40여 장을 촬영했다. 그러고보니, 이번 엽서는 만들거리를 이날 다 얻었다.

2008.10.26: 오늘 집 근처의 공원에서 주운 낙엽으로 만든 엽서 봉투. 지난번에 만든 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낙엽들이 오그라들어 낙엽들 뒤에 있는 흰 종이가 드러났기 때문에, 이번에는 삼각형 구멍들을 봉투의 안쪽으로 조금 더 몰아놓아 그 안에 있는 낙엽들을 더 넓게 배치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모양새를 조금 다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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